수확의 계절 가을을 지나오면서, 노틀담 생태영성의 집 공동체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땅의 풍성한 수확들에 감사드리면서 이 선물들을 우리의 이웃들,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눌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노숙인들을 위해 밥나눔을 해 주고 계신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이정숙 루시아 수녀님을 생각해 냈고 수녀님께 무료급식에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의향을 전달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기쁜마음으로 우리의 봉사를 받아들였습니다.
세계 가난한 이들의 날을 앞두고, 노틀담 생태영성의 집 공동체는 노숙인들을 위한 따뜻한 밥을 준비하여 11월 15일 저녁, 남대문 시장과 서울역을 방문했습니다.
여러공동체 수녀님들과 많은 평신도 봉사자분들, 그리고 사제가 우리에게 도움을 주시기 위해 와 주셨고 이 자리에서 우리는 280여명의 노숙인분들에게 손수지은 농작물들로 준비한 따뜻한 국밥과 더불어 지역주민들이 기쁜마음으로 기부해주신 고구마와 홍시도 드릴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저녁 한끼를 받아 든 노숙인들은 무척 행복해했습니다.
이 나눔은 노숙인들에게는 온기 가득한 한끼의 식사로 전달되었고 식사를 준비한 우리들에게는 우리의 작은 지향과 선행을 받으시고 그것으로 빵을 많게 하신 예수님의 기적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의 좋은 지향과 행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선한동기를 가진 이웃들이 많다는 것에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세계 가난한 이들의 날에 “가난한 이들의 기도는 하느님께로 올라갑니다.”(집회 21,5)라는 집회서의 말씀을 인용하시며 기도로써 가난한 이들의 기도를 우리의 기도로 삼고 또한 이러한 기도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의 이 나눔이 세상의 많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이 되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희망합니다. 우리들의 삶이 하느님을 향하는 가난한 이들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가 되어 줄 수 있기를.